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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3 오키나와에 대한 단상

얼마 전 모 포탈의 웹툰에서 중국인들의 만만디(慢慢的) 정신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무척 공감도 가고 예전 생각도 나고 해서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오키나와는 국적은 일본이어도 실은 여러 나라, 그 중에서도 중국의 문화가 가장 깊게 베어 있는 곳입니다.
이전에 독립국이었을 때 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가장 활발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위치도 일본 본토가 아닌 저 밑에 있는 대만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중국 문화를 필두로 상당히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너무너무 아름다운 오키나와~ 참 다양한 문화가 섞여있답니다.

 

사업을 위해 오키나와 사람들과 처음 교류를 시작할 때에는
그런 고유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정말 당황했던 적이 많습니다.

 

3년 정도 동경에 있으면서 그 쪽 사람들과만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일본인들은 상당히 사무적이고, 스피디하다는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오키나와는 정말 다르더군요~ ^--^

 

ㅎㅎ...헷갈리지?

 

처음, 메일을 교환하고 향후 일정 등을 조율할 때도
일본이라면 반드시 있을 법한 확인 답장은 고사하고,

일정도 과연 일할 생각이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느긋하게 잡더군요.
하물며, 답변 메일도 일주일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했구요.
같이 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천천히 일을 진행하기에 솔직히 초기에는 걱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 미팅을 할 때에는 또 어찌나 술들을 좋아하는지...순간 여기가 한국인가 싶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큰소리로 얘기를 나누는 걸 보고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지요.

 

그리고, 물량 등을 논의할 때에도 문서가 아닌 구두로 해 주는 경우가 많고,
또 신기하게도 그 양을 언제나 지켜주는 걸 보고 또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제는 천천히 일을 진행하는 것이 다양한 실수를 없애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고,
사람 사이의 정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있어 좀 더 격의없이 미팅등을 진행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사업상의 중요 내용이라면 구두로 한 약속이라도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국가를 넘어선 사업상 관계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그 한계라는 것이 있습니다만,
오키나와 사람들은 그런 틀이 없는 것 같아 항상 즐겁게 대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파트너로 있다 보니, 비즈니스 그 이상의 관계로 대해주는 것도 참 행복하구요.

 

올 해 초에도 초청받아 갔었습니다만, 다시 돌이켜봐도 참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제 저도 그 쪽 문화에 많이 익숙해진 탓인지,

아니면 원래 한국의 정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오키나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특별한 지역이라는 생각입니다.

 

지금처럼, 만만디와 정으로 대표되는 오키나와 문화가 앞으로도 잘 유지되었으면 하네요...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정말 춥더군요.
이런 날씨가 되니 따뜻했던 오키나와의 햇살이 생각나 끄적여 봤습니다.
에고고...이번 겨울은 또 얼마나 추울런지요...

 

*. photo1 by kanegen, photo2 by malfet_

Posted by 샤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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